또 나왔다.
중국 AI가 뭔가 발표했다는 소식은 이제 뉴스피드 스크롤을 멈추는 이유가 되지 않는다. DeepSeek V3 때도 들었고, 지난 버전들도 "이번엔 진짜"라는 말이 붙어 나왔다. 근데 이번엔 좀 다른 숫자가 붙어 있었다.
LiveCodeBench 1위. Codeforces 레이팅 1위. Claude Opus 대비 1/7 가격.
세 개 다 틀릴 수도 있다. 근데 세 개가 동시에 틀리기는 어렵다.
DeepSeek V4, 뭐가 나왔나
2026년 4월 24일 프리뷰 공개. 모델은 두 가지다.
DeepSeek-V4-Pro: 총 1.6조 파라미터, 활성 490억. 숫자 자체보다 중요한 건 MoE(Mixture of Experts) 아키텍처다. 전체 파라미터를 동시에 굴리지 않고 필요한 전문가 모듈만 활성화한다. 연산 효율을 극단적으로 높이는 구조.
DeepSeek-V4-Flash: 총 2840억 파라미터, 활성 130억. 더 작고 더 빠르다. 가격도 훨씬 싸다.
공통 스펙 중 눈에 띄는 건 두 가지.
100만 토큰 컨텍스트 윈도우. 기본값이다. 추가 기능이 아니라 설계 자체가 그렇게 됐다. 긴 코드베이스, 긴 문서, 긴 대화를 처음부터 다 담을 수 있다는 얘기다. 이걸 Claude Code로 작업할 때 비유하면, 대형 레거시 프로젝트 전체를 컨텍스트에 올려놓고 작업하는 게 가능하다는 의미다.
Thinking / Non-Thinking 모드. 추론이 필요한 태스크는 생각하고, 빠른 응답이 필요하면 그냥 나온다. 용도에 따라 골라 쓸 수 있다.
오픈소스로 Hugging Face에 가중치를 공개했고, API는 OpenAI ChatCompletions 형식과 Anthropic API 형식 둘 다 호환된다. 기존 코드를 바꾸지 않고 엔드포인트만 바꿔서 붙일 수 있다.
코딩 벤치마크 1위가 의미하는 것
숫자부터 보자.
LiveCodeBench(실제 코딩 문제 기반 벤치마크): V4-Pro 93.5 → Gemini 2위 91.7 → Claude 3위 88.8.
Codeforces 레이팅(프로그래밍 경쟁 플랫폼 실전 지표): V4-Pro 3206 → GPT-5.4 3168 → Gemini 3052.
에이전트 태스크에서는 Claude Sonnet 4.5를 넘고 Opus 4.5에 근접한다는 평가가 나온다.
LiveCodeBench는 LeetCode류 연습 문제가 아니라 실전에 가까운 코딩 문제를 평가하는 벤치마크다. Codeforces 레이팅은 인간 개발자들이 경쟁하는 플랫폼과 같은 기준이다. 둘 다 "실제로 코딩을 할 수 있는가"를 재는 지표다.
Claude Code를 주력으로 쓰고, 팀 도구 스택을 권장하는 위치에 있는 사람이 이 벤치마크 표를 들여다보고 있었다.
뉴스로 읽히질 않았다.
벤치마크 1위 모델이 오픈소스로 풀렸다는 건, 온프레미스 배포가 가능하다는 얘기다. 폐쇄망 환경, 사내 보안 정책으로 외부 API를 쓰지 못하는 조직도 이 모델을 쓸 수 있게 된다. 코드 리뷰 자동화, 내부 코드베이스 질의응답, CI/CD 파이프라인에 붙이는 코딩 에이전트 - 지금까지는 "성능은 좋은데 외부 API라 못 쓴다"는 이유로 막혔던 시나리오들이 열린다.
팀 전체 도구 스택을 바꾸는 건 큰 결정이고 쉽게 할 수 없다. 근데 특정 태스크에 오픈소스 모델을 병행으로 붙이는 건 지금 당장도 검토할 수 있다.
가격이 문제다
Claude Opus 4.7 기준으로 입력 $5/M 토큰, 출력 $25/M 토큰.
DeepSeek V4-Pro는 입력 $1.74/M, 출력 $3.48/M.
출력 기준 약 1/7 수준이다. V4-Flash는 더 내려가서 입력 $0.14/M, 출력 $0.28/M.
API 기반으로 코딩 에이전트를 운용하는 팀이라면 이 숫자는 무시하기 어렵다. 성능 차이를 어느 정도 감수하더라도 비용 구조가 완전히 달라진다. 성능이 거의 동급이라면 선택지가 없다. 참고로 4월 27일 기준 DeepSeek가 V4-Pro에 75% 한시 할인을 적용했는데, 이때 가격은 더 내려간다.
나는 Claude Pro 구독으로 Claude Code를 쓰고 있다. 개인 사용 수준에서는 당장 바꿀 이유가 강하지 않다. 에디터 통합, 대화 연속성, 서브에이전트 구조 같은 건 익숙해진 게 있고, 익숙한 도구에는 마찰이 없다는 강점이 있다.
근데 팀 단위로 API 비용을 계산하기 시작하면 얘기가 달라진다.
Hacker News 반응 — "격차가 사라졌다"
개발자 커뮤니티 반응 중에 이런 표현이 있었다. "오픈소스 AI가 2년간 '거의 됐다' 수준이었는데, V4-Pro는 프론티어 모델과의 격차가 사라졌다."
이게 과장인지 아닌지는 직접 써봐야 안다. 벤치마크와 체감 사이에는 언제나 갭이 있다. 그래도 이 문장이 Hacker News에서 호응을 받았다는 건, 이미 써본 사람들 사이에서 공감대가 형성됐다는 신호다.
Claude Code, OpenClaw 같은 AI 에이전트와의 연동 최적화도 언급됐다. Anthropic API 형식을 호환한다는 게 단순한 스펙 설명이 아니라, 기존 Claude Code 워크플로우에 V4를 끼워 넣을 수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API 엔드포인트 하나 바꾸면 테스트가 된다.
한국에서는?
한국어 지원은 확인됐다. 국내 DeepSeek V4 전용 마케팅 페이지(deepseekv4.dev/ko)도 이미 있다. 국내 AI 커뮤니티에서 반응도 적극적이다. V3 때도 국내 개발자들이 빠르게 실험 결과를 공유했는데, V4는 그보다 더 빠르게 확산되는 분위기다.
오픈소스 가중치가 공개됐으니 허깅페이스에서 바로 받을 수 있다. 국내 클라우드 환경 배포 사례는 이미 공유되고 있다.
갈아탈 이유가 있나
개인 단위 Claude Code 사용자라면: 지금 당장은 없다. 도구 전환에는 비용이 따른다. 벤치마크가 높아도 실제 작업 흐름에서 몸에 맞아야 쓸 수 있다. 테스트해볼 가치는 있다.
팀 단위 API 운용이라면: 진지하게 검토해야 한다. 성능이 프론티어급이고 가격이 1/7이면, 이걸 모르고 안 쓰는 것과, 알고도 안 쓰는 건 다른 얘기다.
온프레미스나 폐쇄망 환경이라면: 오픈소스 가중치 공개 하나만으로도 선택지가 생긴 거다.
이전에 Gemini 3.1 Pro가 나왔을 때, Claude Code 구독자 입장에서의 혼란을 정리한 글을 썼다. DeepSeek V4는 그때보다 더 직접적으로 코딩 영역을 겨냥하고 있다. Claude Opus 4.7의 코딩 에이전트 특화 방향에 대해서는 별도로 분석한 글도 있다. 이후 5월에 나온 GPT-5.5 Instant의 SWE-Bench Pro 58.6%를 보면, 코딩 영역 경쟁이 오픈AI vs Anthropic 구도에만 머물지 않는다는 게 더 명확해진다. AI 에이전트 시대 전환의 맥락은 이 글에서 다뤘다.
이번 주에만 몇 개인지 세다가 포기했다. GPT, Claude, Gemini, 거기에 중국 AI까지. 뉴스 알림마다 "이번엔 뭐가 1위야"를 확인하는 루틴이 됐다. 피로하다, 진짜.
근데 이번 숫자는 피곤해도 봐야 했다.
출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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